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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야구 규칙

투수 승패 기록 조건 (5이닝 규칙, 구원 승리, 노디시전)

by incense 2026. 2. 24.

솔직히 저는 야구를 10년 넘게 봤는데도, 투수가 언제 승리를 가져가고 언제 패전을 기록하는지 정확히 몰랐습니다. 특히 선발 투수가 4.2이닝을 완벽하게 던지고 내려와도 승리가 없고, 구원 투수가 공 몇 개 던지고 이기는 걸 보면서 "이거 뭐가 기준이지?" 싶었거든요. 투수의 승패는 단순히 누가 더 잘 던졌느냐가 아니라, 야구 규칙에서 정한 엄격한 조건들이 있습니다. 이 조건을 알고 나면, 전광판에 뜨는 승리투수 이름이 왜 그렇게 나왔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선발 투수는 왜 5이닝을 던져야 하나

선발 투수가 승리를 가져가려면 최소 5이닝을 던져야 한다는 규칙이 있습니다. 공식 야구 규칙에서 정한 이 기준은 MLB나 KBO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경기를 보면서 느낀 건, 이 규칙이 생각보다 잔인하다는 겁니다. 4.2이닝까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아도, 투구 수가 많다는 이유로 교체되면 그 선발 투수는 승리 자격을 잃습니다.

실제로 어느 경기에서 제가 응원하는 팀의 에이스가 4회까지 80개를 던지고, 5회에 40개를 더 던져서 투아웃까지 잡았습니다. 그런데 감독이 마운드로 올라가더니 투수를 내리는 거예요.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습니다. "몇 개만 더 던지게 해주지!" 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죠. 결국 그 선발 투수는 노디시전으로 기록됐고, 구원 투수가 5회 마지막 아웃 하나만 잡고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이 5이닝 규칙을 두고 "너무 기계적이다"라는 의견도 있는데, 저는 요즘처럼 투수 분업화가 철저한 시대에는 이 기준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봅니다. 120개를 던진 선발보다 공 1개 던진 구원이 승리를 가져가는 건, 아무리 규칙이라지만 석연치 않습니다. 반대로 이 규칙 덕분에 선발 투수들이 무리하게 이닝을 채우려다 부상당하는 걸 막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구원 투수는 어떻게 승리를 가져가나

선발 투수가 5이닝을 채우지 못하면, 구원 투수 중 누군가가 승리를 가져갑니다. 그런데 이것도 아무 구원이나 받는 게 아닙니다. 핵심은 '역전 시점'입니다. 팀이 지고 있다가 이기는 순간, 그 타이밍에 마운드에 있던 투수가 승리투수가 되는 겁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선발이 4이닝 던지고 1-2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려왔습니다. 5회에 A 구원투수가 올라왔고, 그 회 말 타선이 터져서 5-2로 역전했습니다. 이후 B, C 구원투수가 이어받아 점수를 지켰다면, 승리투수는 역전 순간 마운드에 있던 A가 됩니다. 제가 실제로 경험한 케이스인데, 5회 초 투아웃까지 잡고 내려간 A 투수가 승리를 챙기는 걸 보면서 "이게 야구구나" 싶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구원 투수는 세이브나 홀드를 목표로 등판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역전 타이밍을 잘 맞춰서 등판하면 '날로 먹는' 승리도 가능합니다. 물론 운도 따라줘야 하고, 타선이 폭발해줘야 하죠. 반대로 잘 던지고도 타선이 못 쳐주면 구원도 승리를 못 가져갑니다. 그래서 팬들 사이에서는 "투수 승리는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패전투수는 누가 되는가

패전투수는 팀이 지는 흐름을 만든 투수에게 기록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흐름'입니다. 단순히 실점을 많이 했다고 패전이 아니라, 그 실점이 팀의 패배로 직결됐느냐가 기준입니다. 0-0 상황에서 1점을 내주고 팀이 그대로 0-1로 지면, 그 투수가 패전투수입니다.

저는 이 규칙이 투수에게 가혹하다고 생각합니다. 9이닝 동안 1실점만 했는데, 타선이 점수를 못 내서 0-1로 지면 패전투수가 됩니다. 반대로 7실점을 해도 팀이 8점을 내서 이기면 승리투수가 되고요. 이건 명백히 투수 혼자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투수 승패는 팀 기록이다"라는 의견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투수의 진짜 실력을 평가할 때는 ERA나 WHIP 같은 지표를 봐야 한다고 봅니다.

실책으로 인한 실점도 패전과는 무관합니다. 자책점이 아니더라도, 그 실점이 패배의 원인이 됐다면 패전투수로 기록됩니다. 실제로 어느 경기에서 야수 실책으로 3점이 들어갔는데, 그 투수가 패전을 기록한 걸 봤습니다. 관중석에서는 "저건 투수 잘못이 아니잖아!" 하는 소리가 나왔지만, 규칙은 규칙입니다.

노디시전은 어떤 경우에 나오나

노디시전은 투수가 경기에 등판했지만 승리도 패전도 기록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선발 투수가 5이닝을 못 채우고 내려가면 거의 노디시전이고, 구원 투수도 역전 타이밍을 놓치면 노디시전이 됩니다. 기록지에는 그냥 등판만 표시되고, 승패 칸은 빈칸으로 남습니다.

제가 직접 본 케이스로, 선발 투수가 6이닝 2실점으로 잘 던지고 내려갔는데, 팀이 2-3으로 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7회에 타선이 폭발해서 7-3으로 역전했고, 그대로 팀이 이겼습니다. 이 경우 선발 투수는 노디시전입니다. 팀이 이긴 시점에 마운드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죠. 승리투수는 7회에 던진 구원이 가져갔습니다.

노디시전이 많은 투수를 보면 좀 안타깝습니다. 특히 에이스급 선발인데 타선 지원을 못 받아서 노디시전만 쌓이는 경우요. "잘 던지는데 승수가 안 늘어난다"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실제로 경기를 보면 그 투수가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노디시전 덕분에 패전을 면한 경우도 있으니, 나쁘게만 볼 건 아닙니다.

야구 기록은 숫자로만 보면 차갑지만, 그 뒤에는 선수들의 땀과 팬들의 함성이 있습니다. 투수 승패도 마찬가지입니다. 규칙은 엄격하지만, 현장에서 보면 그 규칙 안에서도 수많은 드라마가 펼쳐집니다. 저는 앞으로도 전광판에 뜨는 승리투수 이름을 보면서 "아, 저 타이밍에 저 투수가 있었구나" 하고 떠올릴 것 같습니다. 그리고 5이닝 규칙이 조금이라도 개선돼서, 진짜 고생한 투수가 제대로 인정받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